세가의 ‘용과 같이’ 시리즈 신작이 드디어 출시됐다.
이번에는 약 10여년 전 플레이스테이션 3, 4로 출시됐던 ‘용과 같이 유신’이 리메이크됐다. 이 게임은 최근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 사용하던 드래곤 엔진이 아닌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했고 이 게임을 탄생시킨 나고시 토시히로가 세가를 떠난 이후 처음으로 출시되는 게임이다. 이외에도 ‘용과 같이’ 시리즈 중에는 최초로 PC와 콘솔로 전 세계에 동시 출시된 게임이다.
이번에는 현대물이 아니라 근현대 일본 막부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은 키류처럼 보이지만 키류가 아닌 사카모토 료마이며 다른 ‘용과 같이’ 시리즈에 나온 반가운 얼굴들도 많이 등장한다. 시대 배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카무로쵸 대신 근대 일본의 교토가 메인 배경으로 등장한다. ‘용과 같이’ 시리즈의 외전 중에는 켄잔과 유신이 시대물을 배경으로 한다.
‘용과 같이 유신! 극’은 시대만 달라졌을 뿐 게임의 플레이 감각이나 특징은 기존 ‘용과 같이’ 시리즈를 그대로 이어간다. 또한 우리게에는 낯선 일본 근대역사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역사를 알아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 게임은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표현하기 보다는 게임에 맞게 각색하는 등 고증에 충실한 게임이 아니다. 그래도 일본의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을 다루고 있는 만큼 아무래도 이러한 요소는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게임 도중 중간 중간에 설명을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 이해도를 높여주고 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토사라는 시골의 하급무사 사카모토 료마가 아버지처럼 따르던 사람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사이토 하지메라는 가명을 쓰고 신선조에 잠입하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리즈 특유의 사건과 반전. 음모와 배신이 여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게임의 흐름 역시 기존 시리즈의 느낌 그대로다. 오픈월드 게임이지만 맵은 그다지 크지 않아 걸어서 이동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이며 작은 월드 안에서 다양한 스토리와 서브 퀘스트, 그리고 플레이 스팟 등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전투 시스템은 7탄의 턴 방식이 아닌 원작처럼 액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투는 스타일이 다른 4개의 전투 타입 중에 하나를 실시간으로 바꿔가며 사용하게 된다. 빠른 스피드의 맨손 공격이나 사무라이가 등장하는 만큼 검으로, 그리고 총으로, 혹은 총과 검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전체적인 밸런스는 그다지 좋지 않다. 총기를 사용하면 아무래도 게임이 좀더 쉬워지는데 이는 ‘용과 같이’ 시리즈의 전투가 근접전에 맞춰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근접전이 메인인 게임에서 원거리 무기를 사용하니, 그것도 강화를 통해 점점 강해지기 때문에 밸런스 붕괴가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실제로도 검이 총을 이길 수 없으니 어쩌면 현실적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 게임에는 ‘용과 같이’ 시리즈에 나온 여러 등장인물들이 시대극 캐릭터로서 다시 등장한다. 그래서 최근의 극 시리즈나 제로, 7 등을 플레이했다면 다 아는 사람이구만! 이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너무 친숙하기 때문에 신선조를 배경으로 하지만 신선조 보다는 동성회 같다는 느낌도 준다.
콘텐츠의 볼륨 역시 시리즈 그대로다. 아무래도 시대극이기 때문에 세가 오락실은 만날 수 없지만 그 외에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준비되어 있다. 병맛 느낌의 황당한 서브 퀘스트부터 요리, 리듬 게임, 경마를 대신하는 닭 경주나 낚시, 일본 전통 부채춤, 장기나 포커, 가라오케, 어나더 라피트나 배틀 던전 등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덕분에 메인 스토리는 진지하게 흘러가는데 서브 퀘스트나 황당한 미니 게임 덕분에 개그 게임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너무나 익숙하겠지만 문제는 ‘용과 같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게임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용과 같이’ 시리즈는 서양식의 자유도 높고 거대한 오픈월드 게임과는 또 다른 매력과 재미를 갖고 있어 이제는 일본만이 아닌 서양권에서도 인기가 높아졌다.
한편 게임을 즐기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주연급 캐릭터들의 모델링은 훌륭하지만 조연급 캐릭터들은 모델링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과 언리얼 엔진을 처음 사용한 덕분이지 게임 플레이 도중 벽을 향해 달려가는 NPC나 가끔 발생하는 아이템을 얻을 때의 어색한 기계적인 동작, 오픈월드 게임이지만 잦은 로딩과 약간은 불친절한 시스템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일본 배경의 시대극이기 때문에 왜색이 짙을 수 밖에 없다.
몇 가지 단점은 있으나 게임의 몰입도와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하는 재미 요소들은 확실하다. 특히 과거에는 한국어로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어로 출시된 이 게임은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게임이 될 것이다.